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건 결심공판에서 58분간 최후진술을 하며 모든 혐의에 대해 전면 무죄를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재판을 “정치적 수사에 기초한 정치적 재판”으로 규정하며, 특검의 공소장을 향해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특검의 징역 10년 구형 의견을 포함한 최종 의견 진술을 들은 뒤, 오후에는 윤 대통령 측 증거조사와 최후변론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했다. 선고는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비상계엄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긴급권 행사”
윤 대통령은 핵심 쟁점인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이를 “거대 야당의 입법 독재로 인해 발생한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헌법상 조치”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회가 권력분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망각한 채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고, 반국가 세력과도 정치적으로 연계하는 행태를 반복해왔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감사원장과 중앙지검 간부에 대한 연쇄 탄핵 추진, 예산과 입법을 통한 국정 봉쇄는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수준이었다”며, 이러한 상황이 국가비상사태를 초래했고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계엄 당시 국무회의 심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배타적 헌법 권한이며, 정치적 통제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로 이미 예정돼 있다”며 “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대통령제 운영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선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무위원 전원에게 사전 통보하지 않은 점에 대해 “보안이 유지되지 않으면 불필요한 국민 불안과 혼란이 발생할 수 있었다”며 “의사정족수를 충족했고, 병력도 국회 질서유지와 선관위 보안 점검을 위한 최소 수준으로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외신 대응은 입장 표명일 뿐, 허위 유포 아니다”
외신 기자 대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대변인의 PG(Press Guidance)는 사실 확인 기관이 아니라 정부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언론이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언론의 판단”이라며, 자신의 발언은 정치적 입장 표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의원 진입 차단이나 체포 지시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증언이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무너지고 있다”며 “내란 관련 사건의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재하지 않는 공문서로 범죄 구성”
절차적 하자 은폐를 위한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 부속실은 공문서를 작성할 권한 자체가 없는 조직”이라며 “관리 주체와 보관 체계조차 없는 문서를 공문서로 간주해 범죄를 구성하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26년간 검사 생활을 했지만 이런 유형의 공문서를 본 적이 없다”며, 전직 대통령을 이 같은 사안으로 형사 책임에 묶는 것 자체가 무리한 법 적용이라고 말했다.
“비화폰 기록 은폐 지시, 사실무근”
비화폰 기록 은폐 지시 혐의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기술적 문제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고 일축했다. 그는 “경호 차원의 보안 조치는 보직 해임자들의 단말기를 회수하거나 보안 유출을 방지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이를 직권남용으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또 “수사기관이 비화폰을 확보했다면 즉시 확인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사후 은폐를 전제로 한 공소사실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체포영장 집행, 상식과 절차 벗어난 수사”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행태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이는 수사의 목적이 아닌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경호처 사유화 주장에 대해서도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던 상황에서 경호관들 내부에 이미 균열이 생긴 상태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경호처를 사유화했다는 주장은 현실을 무시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방어권 보장 위해 선고 연기 요청”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 말미에 “구속기한 만료를 염두에 둔 요청이 아니라, 내란 관련 사건의 재판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달라는 취지”라며 선고 연기를 거듭 요청했다. 그는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되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내년 1월 16일 선고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의 행사와 이를 둘러싼 정치적 판단을 형사 범죄로 재단하는 것은 국가 운영 전반에 심각한 후과를 남길 수 있다”며 재판부의 신중한 판단을 호소했다.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이 58분간 밝힌 최후진술의 핵심 요지다.
국무회의 심의를 형해화하여 국무위원의 심의권 침해 혐의
“제 생각을 좀 말씀드리면, 일단 이 계엄 선포는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우리나라 헌정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권력 분립이라든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완전히 망각하고, 정치적으로 필요하면 반국가 세력이나 체제 전복 세력, 외부의 국권 침탈 세력과 언제든 연계하고 정치적으로 필요하면 손잡는 방식으로 우리 정부, 자유민주주의와 한미동맹에 충실하게 가려는 정부의 발목을 사실 취임 초기부터 잡아온 데서 비롯됐다.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 사건이 내란 피고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모두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저는 그동안 참 많이 인내해 왔다고 생각한다. 감사원장 탄핵과 중앙지검 간부 탄핵 추진이 2024년 11월 하순부터 시작됐는데, 저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어진 입법 봉쇄와 예산 문제에 대해 지난해 12월 12일 담화, 올해 1월 15일 공수처 체포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대국민 말씀, 그리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도 일관되게 언급해 왔다.
이러한 반헌법적 국회의 독재로 국정이 마비되고, 헌법이 예정한 권력 분립과 의회민주주의 등 헌정질서가 붕괴되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것이 국가 비상사태를 초래했다. 그 원인은 분명히 국회, 거대 야당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을 깨우고, 정치와 국정에 무관심하지 말고 제발 관심을 갖고 비판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군 병력을 최소화해 국회에는 질서 유지 목적의 소수 병력만 투입했고, 선관위에도 1년 전 국정원이 서버 보안 시스템에 대해 시정 권고했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만 점검하도록 최소한의 조치만 취했다. 그렇다면 왜 국무회의를 주례 국무회의처럼 하지 못했느냐 하면, 절대적인 보안 유지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계엄 선포 전에 국무회의가 시작되면서 내용이 알려지면 국민 불안과 혼란이 야기될 수 있고, 과거 계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재현될 수 있어 병력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보안이 필요했다.
특검 주장처럼 주례 국무회의처럼 모두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권리행사 방해나 직권남용 범죄가 된다면, 국무위원은 21명이고 의사정족수는 11명이다. 19명에게 연락하고 2명에게 하지 않았다고 두 사람의 심의권이 침해되고, 20명에게 연락했다면 나머지 1명의 심의권도 침해된다는 논리가 된다. 우리는 13명에게 연락했고, 두 사람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아 더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하나는 국가 긴급권 행사는 대통령의 독점적·배타적 헌법상 권한이라는 점이다. 이는 헌법상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라는 정치적 통제로 제한될 뿐이지, 이를 형사법정에 세워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을 사안은 아니다. 이런 접근은 향후 대통령 제도를 운영하는 데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을 규제한다는데, 제왕적 대통령은 없다. 보셨다시피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했는데도 곧바로 내란몰이를 하며 대통령 관저로 밀고 들어오는 모습이 있었다. 얼마나 대통령을 가볍게 여기면 이런 일이 가능하겠나.”
부정적 여론 무마를 위한 외신 기자 대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
“외신 대변인의 PG(Press Guidance)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대변인이란 언론의 관심 사안에 대해 자신이 대변하는 기관과 기관장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변인이 팩트체크를 대신해 주는 존재는 아니고, 사실 확인은 언론이 취재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다.
언론이 어떤 사실이나 정책에 대해 묻더라도 대변인은 입장을 설명할 뿐이며,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전적으로 언론의 몫이다. 저는 제 입장을 말했을 뿐이다. PG 내용 중 국회의원 진입을 차단했는지 여부와 관련해 내란 피고 사건 재판 결과를 보고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제가 막았다고 했던 증언들은 대부분 깨지고 있으며 마지막 증인 한두 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의원을 끌어내라, 체포하라’는 주장 역시 거의 다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절차적 하자 은폐를 위한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폐기 혐의
“저는 공직 생활을 26년 했지만 이런 종류의 공문서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대통령실에서도 비서실이 아닌, 단순히 대통령 의전과 지원을 담당하는 부속실에서 기안한다는 것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 공문서는 관리와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안자가 작성하고 관리 체계가 명확해야 한다.
도대체 관리 주체가 없고, 누가 어떻게 어느 기관에서 관리하는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문서가 어디 있으며, 관리 주체와 방식이 정해져야 보관 행위조차 행사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저는 이 부분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 부속실은 공문서를 작성할 권한 자체가 없다. 유일하게 가능하다면 대통령기록관에 선물 반입 내역을 이관할 때 작성하는 문서 정도일 것이다. 그 외에 부속실장이 어떤 공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인지, 무엇이 허위인지, 그 문서의 내용과 취지가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 아무리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이런 사안으로 범죄를 구성해 재판에 회부하는 것은 지나치다.”
비화폰 기록 은폐 지시 등 증거 인멸 시도 혐의
“비화폰 기록 은폐 지시와 관련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말씀드리면, 공소사실과 같은 지시는 한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비화폰 단말기를 수사기관이 보지 못하게 하라는 생각 자체를 한 적도 없다. 오히려 수사기관조차 처음에는 인식하지 못하던 사안을, 제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나중에 분석해 만들어낸 것처럼 보인다.
제가 생각한 보안 조치는 보직 해임되거나 퇴직한 10여 명의 비화폰을 경호처가 회수하거나, 회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홍장원 사례처럼 언론에 나가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는 수준이었다. 기술적인 검토나 복잡한 내용은 대통령으로서 알지도 못한다. 이런 사안을 근거로 당시 현직 대통령에게 직권남용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과연 제왕적 대통령이라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다.
군검찰, 검찰, 공수처, 경찰이 비화폰 단말기를 입수했다면 즉시 화면을 열어 휴대전화로 촬영했을 것이다. 사후적으로 이를 보지 못하게 막았다는 주장 자체가, 수사를 오래 해 온 제 입장에서 보기에 공소장을 읽는 순간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포영장 집행 등 수사기관의 적법한 수사 방해 혐의
“2024년 12월 하순 공수처가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을 보고 의아했다. 원래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 청구는 기민하게 진행되며 언론에 알리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를 보도해 버린 것은 상식에 반한다.
밤이나 새벽에 보도가 나왔고, 김홍일 변호사와 통화하면서 ‘공수처가 내란 수사권도 없고, 검찰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출구 전략 차원에서 기각을 전제로 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순진하게 나눴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110조·111조까지 예외로 둔 영장이 발부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또 제가 경호처를 사유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자 외부 압박 속에서 이미 경호처 내부에 균열이 생겼고, 남○○ 같은 인물은 경찰과 접촉해 관저 내부 상황을 누설하고 있었다. 탄핵 인용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공무원들이 인식하던 상황에서, 임기 5년짜리 대통령이 경호처를 사유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광화문, 세이브코리아 집회, 대학 집회, 안국동 집회 현장을 직접 보지 않고 메이저 언론과 방송만 접한 사람들은 탄핵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던 시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경호관들을 사유화할 수 있었겠는가.”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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