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이 시민사회 단체들의 강도 높은 항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서민을위한변호사모임(서변)·트루스코리아·신자유연대 등이 공동으로 주관한 ‘국회 해산 촉구 삭발식 및 단식 투쟁’이 이날 공식 시작됐다. 행사에는 약 200여 명이 참석해 “국회 해산” “국민이 직접 행동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국회를 향한 분노와 항의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행사는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첫 순서로 이대희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본부장이 삭발을 진행해 투쟁 개시를 상징적으로 선언했다. 삭발 직후 이 본부장은 “입법부가 국민을 지키는 최소한의 기능마저 잃었다”며 “침묵은 악에 동조하는 것이기에 단식과 삭발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회가 이재명 대표의 폭주를 견제하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쟁 배경: “입법부 기능 정지… 국회는 견제 멈춘 지 오래”
단체들은 이번 대규모 행동의 배경으로 세 가지 핵심 사안을 제시하며 국회의 책임과 무능을 집중 비판했다.
① “서민과 청년을 죽이는 통계 은폐”—‘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정조준
서민위는 정부와 국토교통부가 10월 발표한 주택시장 대책과 관련해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이미 9월 통계를 확보하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은 “왜곡된 통계를 기반으로 서민 정책을 만들면 결국 청년과 서민을 벼랑 끝으로 밀어넣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조작·은폐를 국회가 견제하기는커녕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② “91만 성남 시민을 희생시키는 대장동 항소 포기”
서변은 정부·검찰이 대장동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한 것을 “공익을 포기한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서변 관계자는 “범죄수익 7800억원 이상이 추징 불가 상태가 됐다”며 “대통령실이 이재명을 위해 개입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③ “75만 공무원 불법 사찰”—‘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 강력 규탄
단체들은 공무원 스마트폰 데이터 수집 가능성 논란이 불거진 정부의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를 “명백한 불법 사찰 제도”라고 주장했다.
서민위 관계자는 “공무원 75만 명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위험한 정책이며 행정 마비가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국회 해산하라”… 시민사회, 강경 메시지로 전면 투쟁 선언
세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견제 기능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 해산 요구를 공식화했다.
포스터와 현수막에는 강경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국회는 뭐하나?”
“이재명의 폭주를 막지 못한다면 국회는 해산하라”
“국민이 직접 행동한다”
서민위는 “국민 분노는 한계에 도달했다. 국회가 이번 사안을 소홀히 하면 국민 심판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254 챌린지’ 돌입… 전국 행동으로 확산 예고
이번 투쟁의 특징은 단발성 시위가 아니라 전국 254개 지역을 상징하는 ‘254 챌린지’*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챌린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회 앞 무기한 단식 농성 △삭발 릴레이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 규탄 방문 △SNS 인증 챌린지 △24시간 농성 텐트 운영
단체들은 이를 “국회를 에워싸는 전국적 대항 행동”이라 표현하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단식 투쟁 운영 방식
단식은 26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됐으며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장소: 국회의사당 본청 앞 광장
•참여: 서민위·서변 구성원, 트루스코리아·신자유연대 회원, 일반 시민
•운영: 무기한 단식+농성 텐트 상시 운영
•안전: 의료진 상주, 응급 장비 배치
서변 측은 “참가자의 건강 문제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반응 촉각… “향후 정국의 도화선 될 수도”
정치권에서는 이 투쟁이 정국 불안정 속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국회 해산”을 공식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향후 정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여야는 모두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싸움은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
서민위와 서변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투쟁의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이 싸움은 정권을 향한 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다.”
“국회가 국민의 뜻을 따르는 날까지 단식을 이어간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작된 시민사회 연합의 장기 투쟁이 향후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