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이 체포됐다’는 특종 기사를 작성한 전국종합일간지 스카이데일리의 허겸 선임기자(전 특별취재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허 기자가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한 기사를 온라인에 유포해 선관위 직원들의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황당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명예훼손 등)를 적용했다.
해당 기사는 1월 16일 오전 6시40분 스카이데일리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해당 기사에서 허 기자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경기도 수원시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이 체포돼 주일미군기지로 압송됐다”고 보도했다.
허 기자와 스카이데일리는 이후 속보를 통해 체포된 중국인 간첩들의 이후 행적 등을 꾸준히 보도해 왔다. 특히 노상원 전 보안사령관이 민간인 신분으로 중국인 간첩 체포 현장을 지휘한 것까지 취재 보도해 비밀작전 주체인 미국의 군‧정보기관의 견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인 체포 비밀작전 휴민트 참여자의 일원이자 초기 기사 제보자 중 한 명인 안모 씨를 스카이데일리에 보내 해당 기사들을 ‘삭제’하려 시도했으나 신문사 측의 거부로 실패하자 방송사를 찾아가 스카이데일리 기사 가치를 훼손하는 허위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안씨는 이조차 실패하자 경찰서를 찾아가 유리문을 부수는 등 ‘미치광이 전술’을 구사해 현재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는 같은 달 20일 스카이데일리 대표와 허 기자를 공무집행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에 대해 스카이데일리는 21일 ‘기자의 묵비가 죄라면, 민주주의는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언론 자유 최후 방어선 ‘비닉권’ 법으로 보장해야” “구속영장 앞세운 공포 정치, 결국 국민 알 권리 위협” “지금 침묵하면 내일은 우리 모두가 범죄자 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다음은 스카이데일리의 이날 사설 전문이다.
취재원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묵비권을 행사한 기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구속 대상은 스카이데일리의 허겸 기자다. 그는 국제적 사안 관련 의혹을 복수의 국회의원 발언, 공직 내부 자료, 자체 정보원을 바탕으로 취재·보도했고, 이는 언론사 편집과 데스킹을 거쳐 기사로 게재됐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는 형사고소로 대응했고, 경찰과 검찰은 압수수색, 출국금지에 이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사실 유포’. 취재원 비닉과 침묵이 범죄로 둔갑했고, 언론의 자유는 정면으로 부정됐다.
이 사안은 단지 법적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핵심인 언론 자유와 그 최후 방어선인 ‘취재원 비닉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언론은 내부 고발자와의 신뢰로 작동한다. 이 신뢰가 무너지면 공익보도는 사라지고 권력은 감시받지 않게 된다.
미국은 49개 주가 기자의 비닉권을 보장하는 방패법(Shield Law)을 두고 있고, 독일 헌법재판소는 수사기관의 필요보다 언론의 자유가 우선한다고 판시했다. 한국 역시 ‘정윤회 문건’ 사건 때 기자들의 묵비를 무혐의 처리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법체계는 여전히 비닉권을 명문화하지 못했다. 언론중재법과 형사소송법 어디에도 관련 조항이 없으며, 판례를 통해 제한적으로 보호될 뿐이다. 이는 결국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번 사건은 그 위험성을 실증한 사례다. 수사기관은 보도 내용이 아닌 기자의 침묵을 문제 삼았고, 이를 ‘공무집행방해’로 해석했다. 이는 명백한 법리 왜곡이자, 수사권 남용이다.
특히 구속은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이라는 엄격한 요건하에 적용돼야 한다. 허 기자는 언론사에 소속돼 있으며 도주 정황도 없고, 묵비 역시 취재원 보호를 위한 언론윤리 차원의 행위다. 이를 이유로 구속을 청구하는 건 수사를 명분 삼아 언론을 압박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게다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일반적으로 사문서 위조 등 명백한 기망행위에 적용되는 조항이다. 기사 내용이 부정확했더라도, 의도적인 허위나 공무원 판단을 오도하려는 목적이 입증되지 않는 한 성립이 어렵다. 보도 이후 수사기관이 혼란을 겪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자를 처벌한다면 이는 결국 ‘권력을 불편하게 한 죄’라는 정치적 논리로 귀결된다.
이 사안은 한 기자, 한 언론사의 문제가 아니다. 권력기관은 이번 구속영장을 통해 언론 전체에 무언의 경고를 보내고 있다. “취재원을 지켜도 잡아가고, 침묵해도 죄가 된다”는 메시지는 언론의 자기검열을 유도하고, 권력 감시 기능을 마비시킨다. 이는 민주주의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며,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국회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논의조차 없이 폐기된 ‘취재원 비닉권 보장법’을 즉각 재추진해야 한다. 언론계도 남의 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언론 자유를 수호하는 데 함께 나서야 하며, 각 언론사는 사설과 보도를 통해 이번 사안의 본질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언론은 권력의 시녀가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대들보다. 지금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그 파장은 특정 기자에 그치지 않는다. 내일은 또 다른 기자, 또 다른 언론이 ‘범죄자’로 지목될 수 있다.
사법부는 이번 구속영장을 단호히 기각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여전히 언론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국가임을 천명해야 한다. 수사권이 언론을 제압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 우리가 알던 민주주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스카이데일리 2023 송년회에서는 ‘5·18 진실찾기 시리즈’로 왜곡된 대한민국 현대사를
다시 써 내려가는 허겸(오른쪽) 사회부장이 올해의 기자상을 받았다.
한편, 자유언론을 주창하는 시민사회단체인 자유언론국민연합도 ‘‘취재원 비닉권’ 지킨 기자 구속영장 청구는 명백한 언론 탄압이다’라는 성명을 내고 경찰의 허겸 기자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했다.
다음은 자유언론국민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자유언론의 핵심은 권력 감시와 진실 보도를 위한 기자의 독립성과 취재 활동의 자유다. 특히 기자가 취재원 신원을 외부에 밝히지 않을 권리인 ‘취재원 비닉권(秘匿權)’은 언론 윤리의 최후 보루이며, 언론 자유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미국에는 ‘방패법’이라는 취재원 보호법이 있고, 독일은 취재원을 밝히기 위한 경찰의 압수수색조차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4년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을 보도한 기자 등 6명을 청와대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을 때 언론사는 끝내 취재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경찰은 이 기본적인 원칙을 지킨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헌법적 행위를 자행했다.
허겸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특별취재부장을 맡고 있던 1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 경기도 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수원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계엄군의 협조를 얻어 세계 각국 부정선거에 관여하던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해 주일미군기지로 압송했다’는 특종 보도를 통해 국제 부정선거 카르텔을 세상에 공개해 국내외에 큰 반향을 불어온 바 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을 파헤친 대특종 기사였다.
그러나 각종 부정선거 의혹의 당사자인 선관위가 이 기사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 경찰은 허겸 기자를 출국 금지시키는 한편, 개인용 통신기기(휴대전화)와 회사 업무용 PC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허겸 기자는 헌법과 국제 언론 기준에서 보장된 취재원 비닉권을 주장하며 묵비권을 행사해왔다. 이는 공익을 위한 보도 활동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한 언론인의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허겸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초유의 조치를 단행하였다. 이는 기자 개인에 대한 위협을 넘어, 향후 감시를 받아야 하는 국가 기관에 비판적인 보도를 시도하는 모든 언론인을 위축시키려는 공포 정치이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독립성에 대한 전면적 침해다.
우리는 경찰의 이번 조치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경찰은 즉시 허겸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철회하라.
정부는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수사와 탄압을 중단하고, 헌법이 보장한 언론 자유와 취재원 보호 원칙을 명확히 존중하라.
국회와 언론단체·시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취재원 보호와 언론인 권익 강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라.
언론은 권력의 하수인이 아니라, 국민의 눈과 귀이자 민주주의의 파수꾼이다. 우리는 언론 탄압의 시대로 회귀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자유언론을 수호할 것이다.
2025년 5월 20일
자유언론국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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